아사령은 장미가 우습다는 듯 옅은 웃음을 터트렸다.

“난 당신한테 안 물어봤는데. 일개 기생 따위의 생각은 별로 궁금하지 않거든요.”

“…….”

“뭐,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으니까요. 일단 감사히 듣겠어요. 그런데요, 내가 말했잖아요?”

“…….”

“앞으로 한양에서, 아니 조선에서 재주꾼들이 설 자리는 없어질 거예요. 내가 그렇게 할 거니까.”

장미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터트리며 반박했다.

“어떻게요? 조선에서 일어나는 일을 어떻게 바꾸실 수 있는데요?”

그녀가 아사령에게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여단이 아사령의 눈치를 보며 그녀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아사령은 싱긋 미소 지었다.

“그걸 내가 왜 너한테 얘기해야 할까요?”

“네?”

“역시, 천한 기녀 따위한테 예의를 갖춰 말하니까 나랑 지기라도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걸까요?”

“…….”

“후. 바꿀 게 한두 개가 아니네. 당장에 갈아치우고 싶지만, 지금은 참을게요. 당신은 참 행운아네요.”

아사령은 술잔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장미와 여단이 뒤따라 급히 일어났다.

“가, 가시는 겁니까?”

“얘기가 나오니 그 사람이 보고 싶어져서. 난 그 사람을 만나러 가야겠어요.”

“아…….”

“오늘 해시에 도방에게 사람을 보낼 겁니다. 따라오면 내가 만든 약의 효능을 보여 주지요.”

“!”

“물건을 보고 거래를 해야 신뢰가 쌓이는 법이니까요.”

“일단 알겠습니다.”

여단의 손끝이 차가워졌다.

장미와 여단은 아사령을 문 앞에서 배웅했다.

아사령은 소매 안에서 엽전 꾸러미를 꺼내 장미에게 건넸다.

장미는 손사래를 쳤다. 술상을 본 것으로 받기에는 너무나 큰돈이었다.

“너무 과합니다!”

“너한테나 과하지. 내게는 아무것도 아니라서요.”

아사령은 엽전 꾸러미를 바닥에 툭 던지며 까르르 웃었다.

“그럼,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랄게요.”

그녀는 짧게 인사를 마친 뒤 망설임 없이 밖으로 나갔다.

여단은 바닥에 덩그러니 놓인 돈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참으로 기분이 나쁜 여인일세.”

“그렇습니다. 한마디, 한마디가 폐부를 찌르는 말처럼 들렸습니다.”

그때 온라인홀덤 문이 벌컥 열렸다.

문을 세차게 열며 등장한 사람은 바로 아원이었다.

“그래도 돈은 죄가 없지.”

“……대표 언니!”

그 뒤로 별호와 현명, 열하와 로버트가 줄지어 나왔다.

“우리 대표 누이가 가장 좋아하는 돈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