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스타가 별이 되었다(6)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스타가!”

“별이 되었다!”

강민기의 선창에 이어 각 게스트들이 소리쳤다.

이는 강민기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진행 방식으로 혼자가 아닌 다 같이 쇼에 참여해야 한다는 압박을 주기 위해서였는데.

그 때문인지 진행 중,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그러던 중.

순간 윤후가 땅을 쳐다보며 이죽거렸다.

‘씨발. 빨리 끝내고 가고 싶은데…….’

말 그대로.

촬영 초반만 하더라도 강민기 눈에 들고 싶어, 있는 개인기 없는 개인기 전부 꺼낸 후였다.

하나 돌아온 것은 무관심뿐.

더욱 분한 것은 저 망할 현수라는 히키코모리 자식한테만 관심이 집중됐다는 점이다.

대체 저놈이 뭐라고!

“윤후 씨.”

“…….”

“윤후 씨!”

“뭐!”

제 성깔을 못 이겨낸 외침에 윤후가 아차 싶었다.

자신을 부른 이는 다름 아닌 강민기.

더욱이 모두가 나를 쳐다보는데, 그 시선이 각양각색이다.

안쓰러운 시선 반에 따가운 눈총 반.

윤후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를 때쯤.

스텝 한 명이 슬레이트를 치며 말했다.

“5분 쉬었다 다시 가겠습니다!”

* * *

“빌어먹을.”

촬영장 뒤.

윤후가 답답함에 중얼거렸다.

안 그래도 최근 3집 앨범 발표 이후, 줄곧 음반 성적이 20위권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던 차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예능에서 또한 불러주는 곳이 없는 터였다.

어디 그뿐인가?

빌어먹을 박원호는 또 왜 나타나서 자신을 겁박하는지, 녀석이 입을 열까 전전긍긍하던 차.

심적 압박이 극에 달한 지금.

간신히 연결된 예능 프로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다면, 분명 아빠한테 호되게 얻어터질 게 분명하다.

대체 어떻게 해야…….

“윤후 씨.”

“뭡니까?”

윤후는 자신을 호명한 이를 쳐다봤다.

안 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이젠 목소리만 들어도 상대가 누구인지 알 것 같다.

신태우.

아니, 빌어먹을 생긴 것도 잘생겨 놓고, 목소리마저 저리 좋으면 반칙 아닌가.

윤후가 그러든지 말든지.

태우는 조용히 윤후에게 다가와 자양강장제 음료 하나를 건넬 뿐이었다.

“마셔요.”

“하. 여기가 무슨 공사판도 아니고.”

“공사판이나 촬영장이나, 사람 힘든 건 매한가지입니다.”

“…….”

빌어먹을.

윤후는 자신을 보며 씨익 웃는 태우의 모습에 질린다는 듯 고갤 절레절레 흔들었다.

말이나 못 하면 좋겠건만.

결국 녀석이 건넨 음료를 받아 든 윤후였다.

“스타베팅이 꽤 힘드네요.”

“그런 것치곤 상당히 잘하시는 것 같은데. 뭐, 그쪽보단 그쪽 멤버들이 더 잘하는 것 같지만.”

“뭐, 다 재주 하나씩은 있는 사람들이니까. 그보다 윤후 씨는 어때요? 아까 개인기 할 때 보니 꽤 오래 연습하신 것 같은데.”

“말해 뭐합니까. 이 바닥 구르려면 다 하나씩 준비해야지. 그것보단 당신이 더 문제 아니에요? 팀원들 전부 활약할 때, 어째 혼자만 뒷짐 지고 있던 거 같은데.”

윤후의 비아냥에 태우기 피식 웃었다.

어째 조금은 걱정 섞인 비아냥 같다.

“뭐, 누가 되었든 잘되면 좋은 거겠죠.”

“…….”

태우의 말에 윤후가 쌍심지를 켰다.

누가 되었든 잘되면 좋은 거라고?

아주 팔자 좋은 소리 하고 있네.

사실 부러웠다.

자신이 아니면 당장 손이나 빨아야 하는 N.O.T의 상황.

그런데 저 자식은 그런 게 아니었다.

뭔지 모를 여유 같은 게 느껴졌다고 할까?

이제 갓 데뷔해서 예능 출연하는 와중에 그런 여유라니.

여유인지 허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부럽기만 하다.

“그보단 이제부턴 본격적으로 힘 좀 써야 할 텐데. 어때, 몸은 좀 괜찮아요?”

“뭐, 뭐가요?”

“아니, 지난번에 보니 엄청 비틀거리시던데. 괜찮으시면 제가 좀 봐 드릴까 해서.”

“댁이 무슨 의사도 아니고. 봐주긴 뭘 봐준다는 겁니까?”

거친 말과 달리 몸은 솔직하달까?

두 손을 허리 뒤로 넘기며 깍지를 낀 윤후였다.

지난번 음악 방송 때, 녀석의 손을 붙잡은 뒤, 전해진 그 근육이 비틀리는 듯한 충격에 정신이 나갈 뻔한 게 떠오른 까닭이다.

“뭐 그렇다는 겁니다. 아무튼 힘내요. 그저 이 말이 하고 싶었던 거니까.”

“…….”